<침팬지에서 보노보로(한겨레 21, 신동호)> 비판 글쓰기(진화심리)[2009~2010]

<침팬지에서 보노보로>

http://www.hani.co.kr/h21/data/L000124/1p3p1o29.html

신동호 기자, 한겨레21 2000년 02월 03294

 

 

 

“인간의 행동 모델로 떠오른 잊혀졌던 원숭이… 여성 중심의 관계로 진화 과정 재구성”

“… 지난 97 <보노보: 잊혀진 원숭이>란 책을 출판했다. 지난 1982년 쓴 <원숭이정치학>을 통해 …”

 

---> monkey는 원숭이로, ape는 유인원으로 번역해야 한다. 「진화 심리학 관련 번역어들에시비 걸기」를 참조하라. <Bonobo: The Forgotten Ape>,<Chimpanzee Politics: Power and Sex among Apes>

 

 

 

“보노보는 지구상의 동물 가운데 사람처럼 마주 보고 섹스를 하는 유일한 존재이다”

 

---> http://www.scienceblog.com/cms/gorillas-and-missionary-position-15463.html에 따르면 고릴라도 그렇게 한다.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유일한”이라는 단어를 함부로쓰지 말라.

 

 

 

“침팬지는 인간과 가장 가깝고, 다른 원숭이류와 달리 거울 속의 자기자신을 인식한다. 자의식을 갖고 있는 것이다.

 

---> 거울 속의 자신을 인식하는 동물에게만 자의식이 있다는식의 주장은 이미 한 물 건너갔다. 나는 왜 아직도 이런 황당한 이야기가 되풀이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물론 자의식을 “거울 속에 자신을 인식하는 능력”으로 정의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식의 정의가 무슨 쓸모가 있나?

 

 

 

“노벨상을 탄 동물행동학자 콘라드 로렌스는 <공격성에 대하여>란 책을 통해 사자나 늑대와 같은 육식동물도 자기 자신의 종족에 대해서는 무기를 쓰지 않도록 억제하는 능력을진화시켜온 데 비해 불행하게도 인간은 이런 방향으로 진화하지 못했다고 통탄해 하기도 했다.

 

---> 우선 독일어권 사람인Konrad Lorenz를 “콘라트 로렌츠(로렌쯔)”로표기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것을 지적해야겠다. 로렌츠의 “사자나 늑대와 같은 육식동물도 자기 자신의종족에 대해서는 무기를 쓰지 않도록 억제하는 능력을 진화시켜온 데 비해”라는 구절은 집단 선택설을 암시한다. 실제로로렌츠는 <공격성에 대하여>에서 집단 선택설을주창했으며 지금은 대부분의 진화 생물학자들이 거부하고 있다. 또한 사자가 영아 살해(다른 수컷의 유전적 자식인 아기 사자를 죽이기)를 한다는 것도 밝혀졌다. 이런 엉터리 집단 선택 가설을 호의적으로 인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또한 침팬지는 공격적일 뿐만 아니라, 수컷 우위의 사회를 형성한다. 먹을 것이 있으면 수컷이 먼저 차지하고, 경쟁에서 이긴 힘센 수컷이여러 암컷을 거느린다.

 

---> “힘센 수컷이 여러 암컷을 거느린다”라는 표현 때문에바다 코끼리의 하렘 체제로 오해할 수 있다. 서열이 높은 침팬지가 암컷과 성교를 더 많이 하는 것은사실이다. 하지만 침팬지(common chimpanzee)의경우 암컷은 사실상 무리의 모든 어른 수컷과 성교를 한다.

 

 

 

“학자들은 보노보가 인간이나 침팬지보다 덜 진화해 이들 3종의 공통조상의 원형을 가장 많이 간직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 어떤 학자들이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일까? 덜 진화했다고? 표현형마다 상황은 매우 다르다.

 

성기 부풀기(Sexual swelling, 발정기에 암컷의 성기가커다랗게 부푸는 것)의 경우에는 인간의 경우가 오히려 “덜 진화한” 쪽이라고 믿는 것이 대세다. 즉 많은 학자들이 6백 만년 전의 공동 조상의 경우 성기 부풀기가없었다고 추정하고 있다. 왜냐하면 고릴라에게도, 오랑우탄에게도침팬지 같은 성기 부풀기가 없기 때문이다.

 

보노보의 경우 인간처럼 입술이 어느 정도 붉고 암컷의 경우 가슴이 나온 것 같다. 이런 면에서는 아마 침팬지가 가장 “덜 진화한” 것 같다.

 

물론 어떤 표현형의 경우에는 보노보가 가장 “덜 진화한” 것도 있을 것이다.

 

 

 

“또 독재주의자가 아닌 평등주의자이다.

 

---> 침팬지에 비해 그럴 뿐이다. 보노보의 경우에도 엄연히 서열이 있으며 수컷의 서열과 성교 횟수 사이에 상관 관계가 있다.

 

 

 

“번식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섹스는 인간과 보노보만의 두드러진 행동 특징이다.

 

---> <Biological Exuberance: AnimalHomosexuality and Natural Diversity>라는 책이 있을 정도로 동성애는 동물계에 널리 퍼져 있다. 물론 다른 동물의 경우에도 동성애로 임신이 되지 않는다. ~만의”라는 말을 함부로 쓰지 말라.

 

 

 

“암컷의 이주는 근친교배에 의한 열성 유전을 막고, 다양한 유전자가서로 섞여 그 종이 생존해나가도록 하는 데 결정적인 구실을 한다.

 

---> “다양한 유전자가 서로 섞여 그 종이 생존해나가도록하는 데 결정적인 구실”이라는 표현은 집단 선택설을 암시하고 있다. 윌리엄스(George Williams) <Adaptation andNatural Selection>에서 그런 설명이 왜 틀렸는지 잘 비판했다.

 

 

 

“동성연애는 이주자의 사회진입을 순조롭게 하는 수단인 것이다.

 

---> ‘동성연애’라는 단어는 어쩌다 보니 동성애자를 경멸하는사람들이 쓰는 단어가 되어 버렸다. 진보를 표방하는 <한겨레21>에서는 ‘동성애’라고 써야 할 것이다.

 

 

 

“반면 침팬지 사회에서는 사냥을 통해 사회적 결속력이 형성되고, 영토를지켜야 하기 때문에 수컷이 중심이 된다.

 

---> 영토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수컷이 중심이 되었다고? 이것 역시 집단 선택설적 설명이다. 침팬지에게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수컷이 중심이 되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왜냐하면 거의 모든 포유류의 경우 수컷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보노보가 포유류의 기준으로 보면 엄청나게 특이한 예외다. 아직영장류 학자들은 왜 거의 모든 포유류 종과는 달리 보노보의 경우 암컷이 수컷을 두들겨 패는지 그 이유를 잘 모른다.

 

 

 

“또한 보노보 암컷은 사람처럼 언제나 섹스가 가능하다. 따라서 제한된시간 즉 발정기에 암컷을 차지하려고 수컷간에 치열하게 벌어지는 내부경쟁이 보노보 사회에는 거의 없다.

 

---> 거의 없다고? 경쟁의양상이 침팬지에 비해 덜 과격하고 덜 격렬한 뿐이다.

 

 

 

보노보에서 희망을 찾으려고 하는 것은 정말 웃기는 일이다. 어떤 면에서는보노보가 침팬지보다 인간과 더 비슷하고 다른 면에서는 침팬지가 보노보보다 인간과 더 비슷하다. 둘 모두인간의 가장 가까운 친족 종이기 때문에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 연구할 필요가 있다. “침팬지가아니라 보노보를 더 연구하자”는 식의 구호는 과학자가 취할 태도가 아니다.

 

임신과 무관한 성행위의 존재라는 면에서는 인간이 보노보와 더 닮았다. 하지만남자가 여자를 두들겨 팬다는 측면, 부족 간 전쟁의 측면에서는 유감스럽게도 인간이 침팬지를 더 닮았다.

 

또한 인간과 가장 가까운 종이 항상 인간과 가장 가까울 것이라는 생각 자체도 웃기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결혼(인간의 결혼과 갈매기의 장기적 짝짓기를 포괄하는방식으로 결혼을 정의할 수 있다)을 하는 갈매기가 침팬지나 보노보보다 인간과 훨씬 닮았다. 남녀 간의 사랑과 질투는 결혼의 진화와 맞물려 있는데 침팬지도 보노보도 결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체로 가까운 종일수록 비슷한 경향이 있다. 하지만 생태적 환경이가까울수록 비슷한 경향도 있다. 따라서 고래보다 인간과 훨씬 먼 포유류 종이 어떤 면에서는 고래보다인간과 더 비슷하다. 특히 생김새가 그렇다. 고래는 물 속에서진화했기 때문에 유선형으로 진화했다. 인간 본성을 제대로 연구하려면 인간과 가까운 종들(보노보,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 등)을 집중 연구할 필요도 있지만 인간과 생태적 환경이가까운 종들을 연구할 필요도 있다. 예컨대 결혼 문제에서는 갈매기 등을 연구하는 방법이 있다.

 

 

 

이덕하

2009-03-02


덧글

  • 이덕하 2011/08/12 07:12 #

    영장류의 missionary position(마주보고 하는 체위)에 대한 사례들

    (1) Brown-headed Spider Monkey(Ateles fusciceps) (http://www.theprimata.com/ateles_fusciceps.html)

    (2) The missionary position has been used at least for millennia if not longer since it is also used by the great apes as well as other primates.(http://en.wikipedia.org/wiki/Missionary_position)

    (3) Typically a come-from-behind activity in this species of primate, missionary position mating has been documented in wild bonobos, orangutangs, and open-minded zoo mountain gorrilas and chimps. (http://blogs.myspace.com/index.cfm?fuseaction=blog.view&friendID=24370444&blogID=357837953)

    (4) Black Spider Monkey(Ateles paniscus) (http://www.theprimata.com/ateles_paniscus.html)

    이 글을 쓸 당시에는 신동호 기자의 글이 2000년에 쓴 것임을 깜빡했습니다. 마주 보고 섹스를 하는 동물에 대한 2000년 이전의 보고를 인용해야 제대로 된 비판이 될 것입니다.

    조류의 사례도 있군요: Only a few of the great apes (Bonobos, orang-utans and lowland Gorillas) frequently use the "missionary" position. The only other species reported to do this is the Stichbird - a songbird from Tiritiri Matangi, an island off the coast of New Zealand. (http://www.gresham.ac.uk/printtranscript.asp?EventId=50)
  • RuBisCO 2011/08/12 15:12 #

    동족살해를 억제에에에요? 아이고. 각종 동물들의 수컷이 얼마나 동족살해에 적극적 사례가 얼마나 많은데 그런 이야기를 ㄷㄷ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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