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생물 교과서에 창조론도 실어 주자 짧은 글[2011~2013]

요즘에 진화론을 다룬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시조새와 말의 진화를 다룬 부분을 삭제하거나 수정한다고 해서 말들이 많다. 창조론자들이 만든 것이 뻔한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회(교진추)>라는 단체에서 삭제를 요구했는데 교과서 출판사들에서 그 요구를 어느 정도 들어주었기 때문에 큰 문제라는 것이다.

 

<교진추>가 어떤 단체인지는 다음 한 문장으로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우리의 궁극적 활동 목표는 교과서의 진화론 삭제입니다.

http://www.str.or.kr/bow.htm

 

 

 

나는 교과서 출판사들이 창조론자의 요구에 굴복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교과서의 진화 관련 장(chapter)에는 실제로 문제가 있다. 그래서 그것을 수정하려고 하는 것이다.

 

오히려 문제는 21세기에 출간된 교과서들에 시조새와 말과 관련된 것을 제외하더라도 진화 관련 오류들이 수두룩하다는 점이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 상당히 길게 다루었다.

 

고등학교 교과서의 진화 관련 오류들 --- 『과학』

 

고등학교 교과서의 진화 관련 오류들 --- 『생명 과학 II

 

고등학교 교과서의 진화 관련 오류들 --- 『생물 II

 

 

 

어쨌든일부 창조론자들은 교과서에서 진화론을 삭제하기를 원한다. 그들은 적어도 진화론과 함께 창조론도 같이 실어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내 의견도 어떤 면에서는 그들과 같다. 나도 고등학교 교과서에 진화론과 함께 창조론도 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를 잘 모르는 사람은 내가 창조론을 옹호한다고 오해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자칭 진화 심리학자이며 종교에 지극히 적대적이다. 기독교인이 다음과 같은 글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

 

미신은 종교의 핵심 요소다

 

근본주의적 기독교만 문제인가?

 

미신 없는 세상을 위하여 – 사악한 성경 구절들

 

그리고 내가 “창조설”이라는 단어 대신 “창조론”이라는 단어를 쓰는 이유는 창조론이 과학적으로 검증된 이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니다. “이기이원론(理氣二元論)”처럼 과학과 별로 상관이 없는 것에도 “론”자를 쓰는 경우가 있다. “창조론”은 한국에서 많이 쓰이는 단어이며 “창조설자”는 어색하지만 “창조론자”는 어색하지 않다는 장점도 있다.

 

 

 

내가 왜 고등학교 생물 교과서에 창조론도 같이 실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그 이유를 나열해 보겠다.

 

 

 

첫째, 19세기까지만 해도 유럽의 많은 저명한 과학자들이 창조론을 받아들였다. 다윈의 『종의 기원』은 이런 지적 풍토 속에서 출간되었으며 논쟁되었다. 어떤 이론을 시대적 배경과 함께 다루는 것은 의미가 있다.

 

사실 다윈 자신도 윌리엄 페일리(William Paley, 1743-1805)의 『Natural Theology(자연 신학, 1802)』에 나오는 설계 논증(argument from design)에 무척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페일리에 따르면 시계와 같이 어떤 기능을 잘 수행하는 정교한 구조가 그냥 생겼을 리가 없듯이 인간의 눈과 같이 어떤 기능을 잘 수행하는 정교한 구조가 그냥 생겼을 리가 없다. 상당히 정교한 시계가 상당히 뛰어난 지능을 갖춘 시계공에 의해 만들어졌듯이 엄청나게 정교한 눈은 엄청난 지능을 갖춘 신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이 페일리의 핵심 주장이다.

 

설계 논증은 21세기에도 기독교인이 애용하는 신의 존재 증명 논증이다. 그런데 이 논증을 21세기의 진화 심리학자들도 애용한다. 물론 그 형태는 서로 매우 다르지만 핵심 논거는 상당히 비슷하다. 양측 모두 시계나 눈과 같은 특별한 구조에는 특별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한다. “그 특별한 설명이 무엇인가?”에서 둘은 서로 갈린다. 기독교인은 신을 끌어들이고 진화 심리학자는 자연 선택을 끌어들인다.

 

내가 좀 더 꼼꼼하게 검토하지 않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2012년에 공인 교과서로 인정 받은 19 종 교과서(『과학』 7 , 『생명과학 II 4, 『생물II8 ) 어디에서도 설계 논증을 다루지 않은 것 같다.

 

 

 

둘째, 싸움 구경만큼 재미있는 것도 별로 없다. 진화의 증거를 그냥 나열하는 것보다 창조론과 진화론의 논쟁 형식으로 다루는 것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그리고 가능하면 교과서를 재미있게 만드는 것이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덜 피곤하고 학습 효과도 좋다.

 

학생들이 진화의 증거를 그냥 외워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면 상당히 따분해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같은 반 학생들이 창조론자와 진화론자로 편을 갈라서 서로 치열한 논쟁을 벌인다면 생물 시간이 더 활기찰 것 같다.

 

물론 논쟁을 통해서 공부하는 것은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셋째, 교과서에서 창조론을 다룬다면 창조론을 옹호하는 고등학생을 계몽할 가능성이 더 크다. 나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창조론을 받아들이는 한국 상황에서 이 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교과서에서 창조론의 논거와 그 약점을 상당히 깊이 있게 다룬다면 적어도 똘똘한 고등학생 기독교인은 기독교식 설명에 의문을 품을 것이며 목사나 신부를 찾아가서 더 나은 논거를 알아보려고 할 것이다. 그러면 결국 성직자들도 한심한 논거 이상을 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넷째, 창조론/진화론 논쟁은 과학 철학 쟁점(특히 칼 포퍼의 반증주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창조론자들은 인간에게는 맹점이 있는데 오징어에는 없다는 것을 설명해야 한다. 신이 오징어를 인간보다 더 사랑했단 말인가? 창조론자들은 또한 수천만 년 된 공룡의 화석을 설명해야 한다.

 

맹점이 있는 눈이 바보 같은 설계라는 점을 부정하기 위해서는 생리학을 무시해야 한다. 공룡 화석이 수천 년이 아니라 수천만 년 되었다는 점을 부정하기 위해서는 방사능 연대 측정법을, 즉 물리학을 무시해야 한다. 그러면 창조론자는 자신이 점점 더 바보 같아 보인다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다.

 

창조론자에게는 다른 전략도 있다. 신이 마치 수천만 년 전에 생긴 것처럼 공룡 화석까지 창조하였다고 주장하면 된다. 맹점의 경우에도 신이 기분이 울적해져서 그냥 그렇게 만들었다고 우기면 된다하지만 이 전략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어떤 반증도 허락하지 않는 천하무적 가설이라는 점이 문제다. 이런 전략을 쓰는 사람에게는 어떤 화석이 발견되어도 통하지 않는다. 그런 화석도 다 신이 그런 식으로 창조했다고 말하면 된다. 이런 사람에게는 현생 생물의 온갖 흔적 기관을 들이대도 통하지 않는다. 신이 기분 나빠서 그냥 그런 식으로 창조했다고 말하면 된다. 포퍼는 이런 식으로 반증을 전혀 허락하지 않는 가설을 과학 가설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으며 나는 이런 면에서는 포퍼가 옳았다고 생각한다.

 

 

 

다섯째동물은 진화의 산물이라고 생각하지만 인간은 진화 생물학으로 설명하기를 꺼리는 사람들, 또는 인간의 육체는 진화의 산물이라고 생각하지만 인간의 정신은 진화 생물학으로 설명하기를 꺼리는 사람들이 창조론자와 어떻게 닮았는지 따져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내가 보기에는 마르크스주의자들이나 여성주의자(feminist)들 중 상당수가 말로만 진화론을 받아들이고 진화론의 핵심 함의 중 하나(인간의 행동, 정신, 사회도 진화의 산물이다)를 거부한다. 인간을 특별히 따로 창조했으며, 인간의 육체가 티끌에서 비롯되었지만 인간의 정신(또는 영혼)은 고귀한 신의 형상에서 비롯되었다고 보는 구약 성경의 정신은 21세기의 많은 자칭 무신론자들의 마음 속에 약간의 변형을 거쳐 여전히 살아 있는 것이다.

 

 

 

과학 교과서에 창조론이 실리면 처음에는기독교인들이 매우 좋아할 것이다. 자기 이야기를 실어 주니까. 하지만 그것을 계기로 기독교를 믿는 고등학생들이 창조론과 진화론의 차이와 장단점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고 공부하는 일이 많아지면 기독교인들이 전혀 바라지 않는 일이 일어날 것이 뻔하다. 창조론은 진화론에 비해 너무나 한심하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하고 토론하면 할수록 창조론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그 때가 되면 기독교인들은 교과서에서 창조론을 빼라고 할 수도 없고 그냥 남겨 두라고 할 수도 없는 진퇴양란에 빠질 것이다. 이 때 실컷 약 올리면 된다.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하디-바인베르크 법칙까지 다루고 있었다. 물론 중요한 법칙이다. 진화 생물학을 깊이 공부하려면 결국 개체군 유전학(population genetics, 집단 유전학)을 배워야 하며 하디-바인베르크 법칙은 개체군 유전학의 출발점이다.

 

하지만 관련 학과를 전공하지 않는다면 평범한 학생이 그런 것까지 배워서 도대체 어디에 써 먹을 수 있을까? 대학 입시 빼고는 써 먹을 데가 전혀없어 보인다.

 

나는 고등학교 과학 시간에 우선 가르쳐야 할 것은 교양 과학이라고 생각한다. , 해당 학과 전공자를 위한 전문 교육보다는 교양인으로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교양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교양 과학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현대 과학의 성과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과학하는 법 즉 과학 철학을 배우는 것이다. 미신(또는 종교)과 과학이 어떻게 다른지 사례를 통해서 배우는 것이 과학 철학의 첫걸음이다. 창조론/진화론 논쟁은 이런 점에서 훌륭한 사례가 될 수 있다.

 

 

 

종교인의 비율이 1%도 안 되는 세상이 되었을 때 누군가 고등학교 교과서에 창조론을 굳이 실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면 나도 굳이 그 사람의 의견에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덕하

2012-07-01


덧글

  • PFN 2012/07/01 16:35 #

    그렇게 치면 각 종교의 창조설화를 다 넣어 줘야져

    개독애들꺼만 넣을게 아니라..

    역사책에 황금옥좌에 앉아 계신 그분 이야기를 실는다는 조건 하에 창조론 교과서 지지하겠습니다
  • 이덕하 2012/07/01 16:40 #

    한국에서는 기독교와 불교를 많이 믿습니다. 불교에도 창조 설화가 있다면 실어 줄 수 있겠죠.

    이슬람교를 많이 믿는 나라에서는 이슬람교 창조 설화를 실으면 되겠죠. 그런데 이슬람교에서는 구약 성경을 인정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힌두교를 많이 믿는 나라에서는 힌두교 설화도 실여주면 되겠죠.
  • 대공 2012/07/01 17:06 #

    그 외에 잉카 미케네 등등...
  • gsm 2012/07/01 19:09 # 삭제

    얼마전에 고등학교에서 학생들간에 창조론과 진화론에 대해 토론하는 것을 봤는데. 창조론 학생들은 창조과학회의 자료들을 충분히 이용해서 나름 설득력있는(?) 주장을 하는 반면 진화론측에서는 그에 대해 쉽게 반박을 못하더군요. 연대측정같은 것도 그것이 오류가 있다는 결과가 있죠. 그에 대해서 일반학생들이 그것이 시료의 오염이나 보정등의 단계를 거치지 않아서 그렇다는 것을 일일이 반박할수 있을것 같지는 않습니다.
    반박을 한다고 해도 이렇듯 해석에 따라 방법에 따라 다양한 결과값이 나오는 연대측정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란 주장을 한다면 반박이 쉽지 않죠.
    좋은 말씀이지만 초기단계에선 역효과가 있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 손더스 2012/07/01 19:42 #

    물리학책에서 우주에 대한 불교의 세계관도 싫어줘야할듯...??
  • 이덕하 2012/07/01 20:08 #

    천동설/지동설, 평평한-지구설/둥근-지구설 등을 실을 수 있겠죠.
  • .. 2012/07/01 20:13 # 삭제

    창조론은 theory나 principle 혹은 law의 범주에 속할만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지 않습니다

    "과학" 교과서에 수록하기 위해선 저 중에 하나의 범주라도 만족해야 합니다
  • 이덕하 2012/07/01 20:25 #

    과학 교과서에 꼭 과학 이론으로서 인정 받은 것만 실을 필요는 없습니다.

    학생은 “모범 답안”으로부터도 배울 수 있지만, 엉터리 이론이나 잘못된 실험 사례 등으로부터도 배울 수 있습니다.
  • .. 2012/07/01 21:48 # 삭제

    "교과서"에 엉터리 이론이나 잘못된 실험 사례를 수록하고자 하면

    반드시 "오류" 라는 범주의 수식을 달아줘야 합니다. 창조론에 "오류" 수식을 달고 수록한다고 하면 찬성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수록될 내용이 아닙니다.
  • ㅁㄴㅇㄹ 2012/07/01 22:21 # 삭제

    충분히 '과학적으로' 북한 소행임이 증명된 천안함 폭침도 부정하는 당신 같은 사람이 과학 드립치는 게 존내 짜증나네요.

    부끄러움이 뭔지는 아시나요?
  • 優羽 2012/07/01 23:36 #

    한국엔 기독교만 있는게 아니라 무속신앙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이는 삼신할미가 점지하여 온다는 설도 실어주세요.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고요?
    아 신께서 점지해주시는데 과학적 검증이 무슨 상관이랍까?
  • gksalf10 2012/07/02 10:55 # 삭제

    '약점'을 깊이있게 다룸으로써 과학적 사고와 비과학적 사고를 구분하도록 쓴다면 찬성입니다. 그리고 최대한 과학에 관한 논의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노력해서 잡다한 다른 종교적인 이야기는 빼야겠죠. 이것도 실었으니 저 동네 창조설화도 실어달라는 주장은 부당합니다. 지금 이덕하님이 말씀하시는 창조론은 특정 종교의 창조설화 하나를 그대로 주장하는 게 아니라 추상적인 지적설계자의 개입이 있었다는 주장이므로 여러 특색있는 개별적인 창조설화들을 다 포괄할 수 있는 창조론입니다.
  • 비비로그인 2012/07/02 12:05 # 삭제

    '잘못된 예'로서 수록한다면 모를까, 말씀하신 것처럼 진화론과 같은 위치에서 다루는 건 무리이지 않나 싶습니다.
    좋은 점이 백 가지가 있어도 원칙적으로 안되는 건 안되는거죠.
  • 이덕하 2012/07/02 12:21 #

    저는 진화론과 같은 위치에 다루어야 한다고 쓴 적이 없습니다.
  • Dancer 2012/07/02 12:23 #

    창조론의 문제는..


    설사 창조론이 옳다고 할지라도 그건 "과학과목" 에는 포함될 수 없는 내용이라는 거죠.



    창조론을 왜 생물학에 포함시켜야하죠.?
    생물학적인 어떤 설명도 없는데 말입니다.

    그 내용이 맞던 틀리던 말입니다.

  • 마노 2012/07/02 14:52 #

    위의 어려운 이야기들은 전부 제끼고, 이덕하님의 주장은 현실적으로 말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애시당초 이덕하님의 주장 자체가 상당한 모순을 지니고 있습니다.

    1. 이덕하님께서는 위에서 몇차례 창조론을 진화론과 동급으로 가르친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하시는데, 과연 어떤 수준으로 창조론을 가르치고 싶으신 걸까요?

    2. 거기다가 이덕하님의 주장 중 상당부분 토론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창조론을 진화론과 동급취급 하지 않는 상황에서 토론이 가당키나 한 일일까요? 이 말은 일방적으로 한 쪽이 패배할 것을 정해놓고서 토론을 한다는 건데, 이게 과연 고등학교 수업시간에 할 일일까요?(애시당초 토론식 수업을 하면서 교사가 어느 한편을 드는 것은, 학생에게 선생님에 대한 반발심만 키우게 되는 행위가 될 듯 싶네요.)

    3. 무엇보다도 이덕하님은 진화론이 일방적으로 창조론을 발라버릴 거라 생각하시는 듯 한데, 얼마전 고등학생들의 진화론 창조론 토론을 보니 진화론이 창조론에게 완전히 발리더군요.
    전문가들끼리의 대화라면 스나이퍼끼리의 싸움이 될 지 몰라도, 고등학생 수준에서의 토론은 누가 얼마나 많은 화력을 가지고 무차별적으로 쏘아대는가 하는 화력전이 될 소지가 많습니다. 거기다가 어느 한쪽이 냉정 침착하기까지 하다면, 이미 승부는 끝났다고 봐도 되겠지요.
    막말로 이 토론에서 창조론측 토론자가 승리를 했다면, 이덕하님이 말한 대로 창조론 학생이 창조론을 회의적으로 바라보게 될까요?
  • 이덕하 2012/07/02 17:19 #

    마노 /

    현재 고등학생들의 토론에서 창조론의 승리로 보이는 일이 일어난 것이 주입식 교육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생각은 해 보셨는지요?

    그냥 외우는 식의 교육으로는 창조론한테도 발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입니다.

    창조론한테 몇 번 발리는 경험을 해 본 고등학생이 더 찾아보고 배우는 것과 그냥 외우는 것을 비교해 보십시오. 누가 더 진화의 증거를 더 확실히 배우겠습니까? 병에 한 번 걸려본 놈이 더 확실한 면역이 생깁니다.
  • 마노 2012/07/02 19:47 #

    그렇다면 토론 수업을 한다고 해서 이덕하님께서 말씀하시는 대로 진화론 토론자들이 창조론 토론자들을 이길 수 있을까요? 저로서는 굉장히 회의적입니다.

    우선적으로 과연 토론이 벌어진다면 몇번이나 진화론, 창조론 관련 토론이 일어날까요? 제 생각에는 끽해봐야 한 학년에 한번, 많으면 두번 정도 일어나고 마는 것이 전부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재의 교과과정을 생각해본다면 말이죠. 그렇게 된다면 창조론이 이기든 진화론이 이기든, 단 한번의 토론만으로 결론이 날 수 있게 됩니다.

    두번째로 왠만한 전문적 지식이 없으면, 농담 아니라 진화론자와 창조론자가 할 수 있는 말은 거의 비슷한 수준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아니, 되려 창조론자들이 훨씬 그럴듯한 주장을 하는 것도 가능하지요. 현재 교과서 시조새 이야기를 한번 예로 들어, 창조론자들이 1986년 시카고 회의에서 시조새가 멸종된 새일뿐 중간화석이 아니라는 주장을 들고 나왔다고 해보죠. 그 당시 회의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 주장을 얼마든지 반박할 수 있겟지만, 이 회의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진화론자들 스스로 그런 주장을 했다고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 예가 농담같으실 지 모르지만, 제가 위에 말한 '고딩들의 진화론 창조론 토론'에서 실제로 나왔던 이야기입니다. 창조론 토론자측이 예전 어떤 회의에서 진화론자들 스스로 진화는 없다고 말했다는 것으로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하지요. 과연 이것을 논파할 고등학생이 얼마나 될까요?

    거기다가, 이덕하님께서는 지나치게 현실의 고등학생을 이상적으로 생각하시는 듯 합니다. 실제 고등학생은 바쁩니다. 농담아니라, 수업 끝나면 학원가고, 학원 끝나면 집에 오고, 집에 오면 학교가는 생활의 연속이지요. 그런 상황에서 창조론에게 깨졌다고 진화론을 찾아볼 학생이 얼마나 될까요? 만약 고등학교때의 저였다면, 그냥 창조론도 어느정도 과학적인 부분이 있구나~ 하고 넘어갈 겁니다.


    이덕하님이 어떤 형태로 창조론을 넣고 싶으신지 모르겠고, 과연 얼마나 대한민국 수업 현실을 변화시키고 싶은지는 모르겠지만, 농담으로라도 현재 창조론이 교과서에 들어오는 날이면, 대한민국 교육은 그날로 죽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듯 싶네요.
  • 이덕하 2012/07/02 20:20 #

    마노 /

    고등학생이 입시 기계 이상으로 살기 힘든 이상 교과서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말짱 도루묵이겠지요.
  • 마노 2012/07/04 11:56 #

    그런 부분도 있지만, 사실 이 글이 문제되는 것은 어떤 형식으로 창조론을 넣고 어떻게 토론해야 한다는 글 없이 '넣고 토론하자'는 글이다 보니 당혹스러운 것이겠죠. 다만 제 개인적으로, 과학도 아닌 창조론을 굳이 넣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Dancer 2012/07/04 14:26 #

    창조를 교과서에 넣고 싶다면

    그 과목은 "고전"
  • mechanus 2012/07/04 21:36 # 삭제

    창조론은 교과서에 필요 없습니다.
    혹시 창조론은 왜 과학이 아니고 왜 진화론은 과학인지 넣어준다면 명시한다면 찬성하겠습니다만, 둘의 주장을 동시에 실으면서 그런 명백한 결론을 내릴 게 아니라면 절대로 실리면 안 됩니다. 쓰신 글로만 판단하자면 단순히 논쟁을 시키자라고 판단이 되는데, 과학적인 사고를 통해서 진화론의 validity까지 가는 과정을 명백히 실지 않는다면 안됩니다. 학생들은 확고한 과학적 사고를 모두 다 가지고 있는 것을 아닙니다. 교과서는 단순히 논쟁을 시키기 위함이 아니라, 과학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하는 책이기에, 그런 과정들을 "명백하게" 실지 않으면 안됩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교과서는 학자가 아니라 학생을 위한 책입니다.

    마지막 말씀을 인용하자면, 혹시 우리 나라가 100%가까이 헤브라이 일신교를 믿는다면 창조론 실어도 됩니다. 그렇지 않기에, 창조론을 실는다면 FSM 까지 교과서에 실어야 겠지요.

    http://www.youtube.com/watch?v=UkBmhM0R2A0&feature=iv&annotation_id=annotation_61453
    마지막으로 이 동영상이 생각나네요.
  • 이덕하 2012/07/04 22:24 #

    저는 본문에 “교과서에서 창조론을 다룬다면 창조론을 옹호하는 고등학생을 계몽할 가능성이 더 크다”, “교과서에서 창조론의 논거와 그 약점을 상당히 깊이 있게 다룬다면”라고 썼습니다.

    당연히 “왜 창조론이 엉터리인지”에 대해 교과서에 써야겠지요.
  • Dancer 2012/07/05 09:10 #

    이덕하/
    그 내용은 생물학이 아닙니다.
    어느 과목에 넣어야 하죠?


    모든 과목에 부분 부분 관련된 항목만 끌어다 넣나요?

    굳이 틀린 내용을 틀렸다고 확인하기 위해?
    교과과정의 다른 것들과 연관 관계도 없이?
  • 마노 2012/07/05 10:01 #

    창조론의 약점을 깊이 있게 넣은 후,
    창조론과 진화론으로 편을 나눠서 '치열한' 토론을 한다는 것부터가 넌센스네요.

    거기다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교과서에서 창조론의 약점을 다룬다고 해서 창조론 옹호 학생들이 계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의문입니다. 되려 창조론자들을 '핍박받는 지성인'으로 생각할 가능성도 상당히 크니까요. 이덕하님도 심리학에 관심이 있으실테니 아시겠지만, 사람이 자기가 굳게 믿는 주장이 받대 증거를 만났을 때, 그걸 받아들여 주장을 바꾸기 보다는, 되려 자신들의 주장을 더 굳게 믿으려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아실텐데요.

    마지막으로, 창조론 반론 증거를 교과서에 넣었다가는, 농담아니라 100% 개신교인들과 종교전쟁을 하자는 말이 되어버릴 텐데요. 잘못했다가는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삼간 전부 태워버리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는 생각하시지 않으신가요?(그 전에 교과부나 정부 측에서 이런 사태 무서워서라도 이덕하님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을거라 생각됩니다만.)
  • 봉봉이 2012/09/14 21:58 #

    전 역효과가 날것 같습니다 창조론은 전략이 창조론을 설명하는게 아니라 주론 진화론의 완벽하지 않은 측면을 공격하는데 많은 근거와 주장을 먼저 하기때문에 진화론을 옹호하는 학생입장에서 반박하기 쉽지 않습니다 결국 창조론의 근거도 진화론의 근거도 찾지 못하게 될겁니다 일단 창조론자는 빅뱅이론을 들먹이고 우주의 시초에서부터 시작하는데 솔직히 현대물리학이 시원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이지 않습니까? 이렇게 시작하면 걍 할말이 없어집니다 결국 그들은 창조론은 이런거다 가 아니라 진화론 그리고 현대과학은 이걸 설명못한다 이런 소모적 논쟁만 끌어내죠
  • 봉봉이 2012/09/14 22:00 #

    지성인이라 볼수있는 의과대학의 의과대학생 그리고 의학과 교수님들도 지지하는데 계몽이 될꺼라고 보지 않습니다 걍 답이없구나...절망만....ㅠ창조론을 강요받고 있는데 미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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