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약 올리기: 010. 진주를 돼지에게 던지지 마라 글쓰기(기타)

나는 때로는 성경을 비유 또는 상징으로 보고 해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다음 구절이 진짜 진주와 돼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은 뻔해 보인다.

 

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고 진주를 돼지에게 던지지 마라. 그것들이 발로 그것을 짓밟고 돌아서서 너희를 물어뜯을지도 모른다.

(마태오의 복음서 7:6, 공동번역개정판)

 

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며 너희 진주를 돼지 앞에 던지지 말라 그들이 그것을 발로 밟고 돌이켜 너희를 찢어 상하게 할까 염려하라

(마태복음 7:6, 개역개정판)

 

 

 

문제는 비유나 상징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명료하고 평이한 문장으로 이야기한 다음과 같은 구절에 있다.

 

여자와 한자리에 들듯이 남자와 한자리에 든 남자가 있으면, 그 두 사람은 망측한 짓을 하였으므로 반드시 사형을 당해야 한다. 그들은 피를 흘리고 죽어야 마땅하다.

(레위기 20:13, 공동번역개정판)

 

누구든지 여인과 동침하듯 남자와 동침하면 둘 다 가증한 일을 행함인즉 반드시 죽일지니 자기의 피가 자기에게로 돌아가리라

(레위기 20:13, 개역개정판)

 

어떤 기독교인은 이 구절을 보고 동성애자를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어떤 기독교인은 이 구절을 보고 동성애가 사악하다고 이야기하겠지만 사형에 처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반대할 것이다.

 

어떤 기독교인은 동성애는 사악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면서 위 구절을 해석해야 한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비유나 상징일 뿐이니까.

 

 

 

우선 위 구절을 도대체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지 그것이 궁금하다. 나는 위 구절을 그럴 듯하게 해석한 것은 본 적이 없다.

 

위 구절을 글자 그대로 보면 안 되고 비유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기독교인이 있다면 제발 한 번 해석 좀 해 주시라.

 

 

 

만약 위와 같이 명료한 언어로 쓴 구절도 비유나 상징으로 해석해야 한다면 도대체 성경에서 비유나 상징으로 해석할 수 없는 구절이 하나라도 남게 될까? 신이 존재한다는 구절도 실제로 신이 존재한다는 뜻이 아니라 비유일 뿐일까? 신을 믿어야 한다는 구절도 실제로 믿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그냥 상징일 뿐일까? 예수의 승천도 그냥 비유일 뿐일까? 천국도 그냥 비유일 뿐일까? 이렇게 몽땅 다 비유라면 그것이 종교인가?

 

그리고 위와 같은 구절도 비유나 상징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본다면 글자 그대로 읽어야 하는 구절과 비유로 보고 해석해야 하는 구절을 가릴 수 있는 기준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그냥 기독교인 각자가 지 꼴리는 대로 읽으면 장땡인가?

 

동성애자를 죽이고 싶어하는 기독교인은 글자 그대로 해석하고, 동성애자를 치료하고 싶어하는 기독교인은 반쯤 글자 그대로 해석하고, 동성애 억압에 반대하는 기독교인은 완전히 재해석하면 되나? 이렇게 제 멋대로 해석할 거면 성경을 뭐 하러 그렇게 신성시하나?

 

 

 

우리는 말이나 글을 볼 때 비유적으로 한 말인지 글자 그대로 한 말인지 문맥이나 상황을 보고 파악한다. 그런데 성경을 읽는 기독교인의 경우에는 그런 것이 없어 보인다. 성경에 나오는 말이 자기 입맛에 맞으면 글자 그대로 읽고 입맛에 맞지 않으면 비유니 상징이니 하면서 재해석해야 한다고 떠들어대는 것 같다.

 

텍스트를 해석하려면 어느 정도 일관성 있는 논리나 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없다면 텍스트는 침팬지가 타자기를 쳐서 만든 무의미한 글자 덩어리와 다를 바 없다.


덧글

  • ㅇㅇ 2014/04/09 11:05 # 삭제

    이건 기독교인 약올리기지 성경 약 올리기는 아닌거 같습니다만. 블로그 제목의 '학'적인 면을 좀 부각시켜서 글 쓰시기 바랍니다. 들은 예시도 심지어 율법서로 구분되는 레위기와 예수의 설교를 하면 원래 그렇게 해석되는 것을 제시한 것이고요. 물론 다른 부분도 해석의 여지가 많이 있는 부분들이 있어서 전체적 논의는 틀린 것은 아닙니다만, 원칙적으로 예수의 말에 대해서는 성서 근거로 말하면 비유로 말하시고 제자들에게만 뜻을 자세히 풀어 알려주셨다는 부분이 있으니 비유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단순히 개독 까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목적이라면 인문사회밸에 이렇게 정력 낭비하는 것 보담도 조용기 목사 등을 열심히 캐서 뉴스 밸리에 올리심이 정신건강에 유익하리라 봅디다.
  • 액시움 2014/04/09 11:18 #

    글쎄요. 성경문자주의와 성경무오설이 엄연히 주류 교리로 신봉되는 현실에서 ㅇㅇ님의 의견에 태클을 걸 [기독교인]들이 대단히 많으리라 사료되는데요. ^^
  • ㅇㅇ 2014/04/09 12:17 # 삭제

    ㅇㅇ 맞습니다 액시움님이 지적한 것 처럼 저는 예장 합동 소속 모 교회를 다니고 거기서 씹히는 포지션입니다만, 성서 무오설이라는 것이 당최 근대 이후에 도입된 개념이고 문자주의라는 독트린이 통용되는 교파는 한국에서도 예장 중에서도 극보수 몇 교파밖에는 없습니다.
  • ㅇㅇ 2014/04/09 12:20 # 삭제

    액시움// 그리고 위 정도 이야기에 태클을 걸 수준이라면, 그 태클을 거는 '기독교인'들이 지적으로 태만함을 넘어 성서도 제대로 읽지 않았다는 것에 불과합니다. 율법의 일점 일획도 남김없이 다 이룰 것이라 하셨다면 율법 자체는 외연을 중시할 필요가 있는 것이고, 비유로 예수께서 설명하셨다는 이야기를 근거로 하여 예수의 설교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비유 해석의 비율이 높아야 하는 것이지요
  • 액시움 2014/04/09 15:33 #

    성서무오설이 근대 이후에 도입되었다니요. 당장 루터가 여호수아의 태양 멈추기를 근거로 지동설 씹은 게 중세 일인데.(...)

    게다가 문자주의가 개신교 중 소수라는 얘기도 참 거식하네요. 그럼 성서의 어느 부분은 비유고 어느 부분은 사실 기술입니까?그 기준이란 게 있나요?
  • ㅇㅇ 2014/04/09 16:28 # 삭제

    액시움//
    1. 여지 자체를 닫아버리는 시도는 제가 알기로는(이 부분은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틀릴수도 있습니다) 종교개혁 이후에나 있었던 이야기이고, 실제로 초대 교부들의 성서 해석관은 상당히 유드리 있는것이 사실입니다. 당장 어거스틴만 해도 창조론에 대해 오늘날 창조과학회가 들으면 식겁할 소리들을 자신의 저서에 적어두었지요.

    2. 한국만 예를 들자면 예장 합동과 고신을 필두로 한 극보수 교단들이 성서의 기계적 영감설을 믿으며 문자적 무오를 밀고 그 외 교단들은 상대적으로 유드리있는 해석을 합니다. 감리, 성결, 순복음, 예장 통합, 기장 등을 들 수 있지요.

    3. 위에서 썼듯 예수께서 율법의 일점 일획도 남김없이 다 이룰 것이라 하셨다면 율법 자체는 외연을 중시할 필요가 있는 것이고, 비유로 예수께서 설명하셨다는 복음서 기자의 이야기를 근거로 하여 예수의 설교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비유 해석의 비율이 높아야 하는 것이지요.

    4. 저 스스로도 전혀 친근하게 여기지 않은 극보수주의자들과는 달리 저는 성경의 문자가 자구적으로 권위를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지 않은 입장인데 제가 한국 교회 교인들에게 빈축을 사고 말고는 제 일일 뿐입니다.
  • 액시움 2014/04/09 21:04 #

    그러니까 그 놈의 유도리 있는 해석의 범위가 어디까지냔 말입니다.

    한 가지 물어봅시다.

    태양보다 식물이 먼저 생겨났다고 창세기 1장에 적혀 있습니다. 이건 명백히 성경이 틀린 겁니다.

    그럼 신의 말씀이라는 성경이 틀렸는데 전지전능한 신 역시 틀린 건가요, 아닌 건가요?
  • ? 2014/04/09 21:19 # 삭제

    액시움//
    태양보다 식물이 먼저 생기면 안되는 거임? 설마 태양이 우주에서 가장 오래된 천체라고 생각함?
  • 꼬질꼬질한 설인 2014/04/10 10:16 #

    ? // 그럼 지구옆에 태양말고 다른 별이 있었단겁니까?
  • 액시움 2014/04/11 17:53 #

    ....식물은 고사하고 생물 전체가 태양보다 늦게 생겨났습니다. 이건 "사실"이고요. 성경이 명백하게 틀린 겁니다.
  • 이덕하 2014/04/11 18:07 #

    액시움 /

    다른 은하계에서 창조한 것하고 짬봉했나 보죠...
  • ? 2014/04/14 22:46 # 삭제

    자꾸 태양만 붙잡고 있는데, 그럼 신이 지구만 창조했으면 나머진 누가 창조했다는 야그임? 액시움 당신 좀 생각이 짧군.
  • 식용달팽이 2014/04/09 13:49 #

    이건 약올리기가 아닌 것 같은데요? 이 걸 보고 기독교인들이 열폭할 이유가? 맞는 말인데? 마태복음에 나오는 비유랑 레위기에 나오는 율법이랑 등치시키는 이덕하님 논리가 좀 빈약한 건 지적할 수 있어도 말입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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